뜸(灸)의 길
겨우, 한 고개 넘고
긴 숨을 몰아 내는데
올라 왔던 그 언덕 아래에
내 숨겨진 그림자가 늘 아픔으로 변하여 있다
나로 맺어진, 어여쁜 이는
실타레 풀듯
내가 가던 언덕을 똑같이 오른다.
절로 절로
돌아가는 것이 인생인데
가는 길 마다
오르는 고개마다
힘겨웠던 흔적을 남겨서
옛 전설의 뜸 내음을 뿌려 주리다
백골이 된다 한들
옛 선배님들을 닮아 뜸의 길로 갈때
그 흔적을 또 아니 남길까?
어여쁜 이는
내가 가던 길 보다 더 많이 달려가면
내 사위어 들듯한 얼굴로
내 어찌, 감히 어여쁜 이를
바라볼 수 있을까?
2000년 11월21일
* 뜸의 길에서 만난 정 영희 씨는 뜸을 전혀
이해 하지 못 했었다.
이제는 스스로 회음뜸의 전도자가 되어 자신이
받은 뜸의 혜택을 소리없이 알리기에 열심 이시다.
그에대한 답시로 쓴 글 이다.